2012년 4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트렌디하고 시크한, 뉴 알앤비 스타 Frank Ocean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은 지난 4월 13일,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2012'에서 단독 무대를 가졌다.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대형 공연인지라, 아직 정식 데뷔를 하지 않은 신인에겐 더더욱 크게 느껴졌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관객을 열광하게 하는 프랭크 오션을 보며, 그의 매력에 대해 더 많은 걸 알고 싶어졌다.
프랭크 오션은 오드 퓨쳐(Odd Future, OFWGKTA)와 메이저 레이블 데프 잼(Def Jam)에 소속되어 있는 알앤비 뮤지션이다. 프랭크 오션이 결정적으로 존재감을 알린 건 제이-지(Jay-Z)와 칸예 웨스트(Kanye West)의 [Watch The Throne] 피쳐링 진에 이름을 올린 계기가 크겠지만, 프랭크 오션의 진짜 정체성을 엿보기엔 부족하다. 아직은 궁금한 게 더 많은 그에 대해 짚고 넘어가기에 앞서, 먼저 이 최신 두 트랙을 소개한다.
지난달에 발매된 오드 퓨쳐(Odd Future, OFWGKTA)의 정규 2집 수록곡, “Analog 2/Wheels 2”는 타일러(Tyler, The Creator)가 프로듀싱하고 피쳐링한 프랭크 오션의 알앤비 트랙으로, 상큼하고 달콤한 느낌도 있으면서 타일러 특유의 음울한 비트와 랩이 만들어내는 오묘한 무드가 아주 매력적인 곡이다. 그리고 뮤직비디오로 공개되었다가 지난 16일 새롭게 정식 발매된 싱글 “Thinkin Bout You”는 프랭크 오션이 직접 프로듀싱한 곡으로, 미니멀한 사운드와 그리움을 독특하게 비유한 가사가 일품인 완성도 높은 트렌디 알앤비이다.
mixtape.
작년에 공개된 공식 믹스테잎 [nostalgia, ULTRA.]에는 싱글 컷 된 “Swim Good”과 트리키 스튜어트(Tricky Stewart) 프로듀싱의 “Novacane”을 비롯하여 14트랙이 수록되어 있다. 이 믹스테잎에는 유명 곡들에 대한 프랭크 오션의 크리에이티브한 알앤비적 해석이 특히나 돋보인다. 이글스(Eagles), 라디오헤드(Radiohead), 콜드플레이(Coldplay), 엠지엠티(MGMT) 등 유명 아티스트들의 곡들을 샘플링 및 재해석한 트랙들을 들으며, 이 젊은 아티스트의 소울적 감각과 독보적인 재능에 앞으로의 음악 행보에 대한 넘치는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
이외에도 비공식 믹스테잎들에는 주로 “Swim Good”의 프로듀서 미디 마피아(Midi Mafia)와 작업한 “Miss You So”와 같이, 트렌디 소울 비트 위에서 시크하면서도 때로는 감미롭게 재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이는 곡들로 즐비하다.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재능 있는 알앤비 뮤지션이 등장하는 것은 언제나 기쁜 일이다. 그중에서도 프랭크 오션을 특히 주목해야 할 이유는 그가 추구하는 노선이 비교적 명확한 뮤지션이고, 그 스타일이 장르적으로·문화적으로도 트렌디한 바람을 불러일으킬 만하기 때문이다. 트렌디한 알앤비를 추구하는 젊은 뮤지션들 중, 남녀 할 것 없이 사운드의 미니멀한 정도에 비해 올드한 보컬 에디팅으로 안 맞는 옷을 입은 것 같은 예들이 많았다. 프랭크 오션은 보컬리스트로서도 현재 꼽을 수 있는 알앤비 신성 중 가장 트렌디함에 가까운 보컬이라 할 수 있다. 과하지 않은 시크한 톤을 유지하다, 간드러진 가성을 적절하게 구사하는 테크닉은 리스너로 하여금 상쾌한 쾌감마저 느끼게 하는 효과가 있다.
이글스는 태클을, 콜드플레이는 악수를
프랭크 오션의 정식 데뷔 앨범은 올해 발매 예정이다. 정식 데뷔작이 나오기도 전에 그는 이미 자신이 무수한 알앤비 뮤지션들 대열에서 선배 뮤지션들과는 또 다른, 어떤 새로운 위치를 선점할 수 있는 뮤지션임을 충분히 증명했다. 믹스테잎에서 인기를 끈 트랙 중 하나인 “Hotel California”의 재해석 작 “American Wedding”을 두고, 이글스의 멤버였던 돈 헨리(Don Henley)가 창조적인 부분을 느낄 수 없는, 그저 무단 샘플링 곡에 불과하다며 비판한 일이 있긴 했다. 프랭크 오션의 잠재력이나 가능성엔 관심이 없을 일반 이글스 팬이나 대중들도 그 의견에 동조했다. 그러나 유튜브를 통해 프랭크 오션이 커버한 곡을 또 커버한 영상들이 유행처럼 줄을 잇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새로운 리스너층은 프랭크 오션의 감각적인 재해석에 열광했다. '그야 원곡이 워낙 훌륭하니까' 라는 반격은, 프랭크 오션이 콜드플레이의 유럽 투어에 오프닝 게스트로 섭외되었다는 새로운 소식으로 방어할 수 있다. 콜드플레이의 원작 “Strawberry Swing”을 알앤비 넘버로 재탄생시킨, 그야말로 창조적인 인연으로 말미암은 결과이니 말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기대주
프랭크 오션은 1987년생, 아직 미국 나이로 스물다섯 밖에 되지 않은 젊은 뮤지션이다. 그리고 올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일 데뷔작 발매를 앞두고 있다. 이글스가 그의 재능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어도,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과 오드퓨쳐가 서로 디스를 일삼는 사이라도, 그가 가야 할 길은 이미 명확하며 아쉬울 것 없는 탄탄대로다. 작은 의심들과 크고 작은 태클들은 그가 데뷔 작품을 통해 보여줄 새로운 성과로 몫을 돌려두자. 한 시대를 풍미할 히트작보다도 더 우리를 가슴 설레게 할, 지금 이 시점에 그에게서만 기대할 수 있는 독보적인 지점이 분명 있다. 그렇기에 그에게서 상업적으로 보장된 답습을 뛰어넘는, 진짜 새로운 소울 음악의 트렌드를 이끌어주길 기대해보는 건 무리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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