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에 쓴 글
힙합계에 스타일리시한 아티스트들만 있는 건 아니다. 힙합 아티스트라는 직업군이 무색하게, 외형만 보면 힙합 패션과도 아트와도 먼 이들이 있다. 물론 나름의 패션 세계가 확고한 이들도 있는데, 이 글에선 이른바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개념을 꼭 옷을 못 입는 의미에서만은 사용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단순한 패션센스의 유무보다는, 해당 아티스트의 패션세계가 전하는 영향력 내지는 여파에 초점을 맞춘 선별이다. 간혹 일부 뮤지션들의 패션세계는 멘탈 붕괴, 정신을 환기시키는 충격 요법,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선사하는 등 다양한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Dr.Dre & Eminem "편하면 장땡"
일단 어깨빨은 최강이다. 얼핏 헬스 트레이너 비주얼 같기도 한 펌핑된 몸매도 뭐 과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멋지고 좋다. 그런데 그 몸을 하고서 항상 똑같은 옷만 입는 건 당최 어떤 의도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패턴 하나 없는 밋밋한 무지 티셔츠들만 말이다. 그의 패션을 한층 지루하게 만드는 포인트는, 모노톤만 고집하는 뚝심이다. 아무래도 드레의 옷장은 '화이트-네이비-블랙'의 삼각 굴레에 갇혀 있는 듯하다. 어쩌다 져지를 입은 날에도 컬러 초이스는 어김없이 그 삼각지에 얽혀있다. 색깔에 대한 징크스 같은 것이 있나 묻고 싶을 정도.
*(특이사항)Dr.Dre 헤드폰은 다양한 컬러를 고르고 매치 할 수 있어 천만 다행!
에미넴은 패션에 하등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그게 에미넴 특유의 무표정한 느낌과 나름 잘 어울린다. 익살스러운 꾸러기 컨셉도 뭐 나름대로, 너드 이미지도 나름, 어쩌다 가끔 스타일에 신경을 쓴 자리에서는 그 나름대로 다 잘 소화해내는 인물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그런가. 몇 만 명의 관객이 모여든 큰 공연에 구김이 잔뜩 표나는 후드 슥 뒤집어 쓰고 동네 패션으로 등장해도 다 에미넴이라는 캐릭터로 그냥 승화되니, 이 얼마나 편리한 포지션인가. 역시 편하게 살려면 잘 구축된 이미지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페이버릿 아이템: 후드 집업과 9부 카고 바지
50cent & Ludacris "슬프지만 타고나길…"
늘 피프티 센트는 나쁘지 않은 아이템들(게다가 비싼 것들로만)을 골라 걸치는 편인데도, 어딘가 모르게 옷 못 입어 보이는 비주얼을 가져 참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와중에 깔맞춤에 대한 집착까지 엿보이는데, 그것이야말로 패션 테러리스트의 기본 자격 아니겠는가. 비타민 워터의 컬러감에 반해 인수했다는 소문도…….
*깔맞춤 콜렉션(사진)
왜죠? 같은 체크셔츠를 입어도, 패션왕편의 제이 콜(J.Cole)과 루다크리스가 이리도 다른 것은……. 애석하게 비교 대상이 되어버렸지만, 제이 콜이 뭘 입어도 간지가 나는 몸이라면 루다크리스는 그 반대의 지점인 듯 하다. 다행스럽게도 이제 과도한 꾸러기 패션은 졸업하시고, 깔끔한 수트 스타일링을 자주 보여주고 있는데 그마저도 디디(Diddy)처럼 부내나는 갱스터 스웩이라기 보다는, 보수적이지만 성격은 호쾌해 보이는 전도사님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그런 스타일링이라도 커먼(Common)처럼 음악과 잘 어울리면 모르겠는데, 하는 음악 스타일과는 영 딴판이니까…….
*트레이드 마크: 오랫동안 루다의 상징이었던 아프로켄 헤어, 지금은 볼 수 없는.
Snoop Dogg & Lil Wayne "힙합 패션계의 잔 다르크"
누군가의 눈엔 패션 테러리스트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스타일리쉬한 패셔니스타일 수도 있다. 개인적으론, 스눕 독의 자유로운 영혼이 반영된 패션 세계를 매우 사랑한다. 그럼에도 패션 테러리스트에 포함시킨 이유는, 그가 단독적으로 일으키고 있는 패션 혁명의 강도 때문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패셔니스타 강동원을 닮았지만 전혀 다른 스타일링을 보여주는데, 그 어떤 랩퍼도 소화할 수 없을 다연령 소녀 스타일 헤어(전체적인 스타일과의 조화에 따라 4세 소녀st, 7세 소녀st, 16세 소녀st로 보이기 때문)는 스눕 독의 독보적인 매력을 상징하는 코드라 할만 하다. 그리고 그가 여전히 특별한 MC일 수 밖에 없는 데에, MIC 데코레이션의 귀재라는 사실도 한 몫 한다.
*스눕 독 헤어 콜렉션(사진),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아이템 조화
얼굴과 목을 뒤덮은 타투와 이빨에 빼곡히 박은 다이아몬드하며, 어른들이 혀를 찰 패션 종결자다. 귀여운 외모와 작은 몸집이지만 단단한 몸, 옷도 본인에게 어울리게 잘 입는 편임에도 그놈의 다이아몬드 치아 때문에 테러블하다는 평을 듣곤 하는 릴 웨인. 블링블링 스웨거로서의 캐릭터는 그 이빨에서 정점을 찍긴 한다.
*릴 웨인의 이빨 시세는 2억 3천만원이라고. 진정한 의미의 이빨 부자.
Cam'ron & Nicki Minaj "나의 패션에선 분홍 향기가 나"
캠론은 핑크 테러리스트라는 그만의 별칭이 있을 정도로, 핑크 중독자로 유명하다. 미남에, 훌륭한 체격과 저절로 뿜어져 나오는 갱스터 스웩까지, 힙합 패셔니스타의 모든 요건을 갖추었음에도 '핑크 끼얹기'로 인해 핑크돌이의 아이콘이 되고 말았다. 요즘엔 나이도 있는지라 핑크 패션에 흥미가 다소 떨어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한 번 세뇌된 강렬한 이미지가 참 오래가는 듯. 핑크 잘 소화하는 남자 매력 있다지만, 힙합 스타인지라 다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어쨌건 간에 그의 핑크 사랑은 마초들로 가득한 힙합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만한 이슈였고, 'Cam'ron Pink'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핑크 공주의 원조 머라이어 케리(Mariah Carey)와 "Boy(I Need You)" 협연시엔 아직 핑크 왕자님이 아니었던 게 다행이면서 아쉽기도. 하마터면 세기의 핑크 콜라보가 될 뻔….
핑크 공주계의 거성 머라이어 케리(a.k.a 미미겅듀님)를 위협하는 강력한 신흥 핑크 공주 니키 미나즈. 원조의 아성은 이미 뛰어넘은 듯 보인다. '핑크 바비 돌' 캐릭터를 이미지로 내세우며 쨍한 색감의 핑크 컬러 패션을 지속적으로 과시해주고 있다. 마케팅적으로도 본인의 정규 앨범 타이틀을 [Pink Friday] 시리즈로 가고 아트웍 역시 핑크 폰트와 패션으로 휘감는 등, 핑크를 실제로 좋아하기도 해서겠지만, 이미지구축에 적극적으로 컬러를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케이스.
*페이버릿 아이템: MAC 핑크 립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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