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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에 쓴 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오는 4월 27일에 있을 내한공연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만 18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 조정을 받았다. 이유는 '선정성 등으로 연소자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디 가가 월드투어의 등급은 공연한 다른 국가에서도 모두 만 12세 이상 관람등급으로, 당연히 주최측은 내한 공연 또한 동일한 등급을 책정해 티켓 예매를 열었다. 그런데 이번 영등위의 판단으로, 공연 주최사인 현대카드는 레이디 가가의 국내 10대 팬들에게 티켓 값을 환불해줘야 하는 건 물론, 그들이 몰래 가가를 보러 오는 법에 어긋나는 사태가 없도록 공연장 입구를 단속해야 한다. 이 같은 영등위의 알쏭달쏭한 기준 세계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낯설 뿐이다.



그뿐인가? '한국교회언론회'라는 단체를 비롯한 기독교계 일부에서 레이디 가가의 내한 자체를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SNS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기독교인들로부터 반대 여론을 형성하려고 노력하는 한편, 현대카드 측으로 공연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며 적극적으로 내한 금지에 앞장서고 있다. 마치 현대카드가 우상숭배를 조장하는 악마의 기업인 양 카드 해지 등으로 보이콧 의사를 보이겠다는 기세여서, 어렵게 월드대스타를 모셔온 현대카드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기독교계가 레이디 가가의 내한을 이렇게나 꺼리는 이유는, ('기독교미디어'라는 단체에서 유튜브를 통해 배포하고 있는 영상을 참고하면)한국 기독교는 레이디 가가의 실체를 '악마, 사탄'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그녀가 투어 다니는 국가에 방문 시마다 동성애 결혼 합법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귀신처럼 법안이 다 통과되었다며 이번 서울 방문을 기필코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문제는 한국에 기독교인들이 워낙 다수인지라 이 같은 기독교인들의 주장이 꽤 효력이 있다는 것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문자와 SNS를 통해 기독단체들이 퍼뜨리고 있는 레이디 가가에 관한 부정적 소문들을 접하고서, 실제 현혹되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마치 가가가 악의 근원이라도 되는 양 취급 받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만의 일은 아니라지만, 내한 방문을 앞두고 급작스레 국내에서 악의적인 이미지 메이킹을 펼치고 나서는 건 솔직히 낯부끄러운 일이다.



물론 레이디 가가가 한국에서의 이런 소식들을 접한다고 해서 크게 동요될 인물은 아닐 것 같다. 그러나 먼 나라에 사는 자신의 10대 팬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자신의 공연장에 입장조차 하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슬퍼할 그런 아티스트이긴 하다. 누구라도 그렇지 않겠는가. 그녀가 자신의 공연에서 어떠한 수위까지 허용하고 즐기든지 그것이 그녀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함께 즐기고픈 팬들의 권리를 막는 이유가 될 수 있는 것일까. 예술을 모호하기 그지 없는 도의적인 기준으로 저지할 수 있다는 용기는 어느 시대와 어느 풍토의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해진다. 레이디 가가라는 현 시대의 문화 아이콘을 만나고 싶어하는 팬들의 마음을, 나이가 무슨 판단적 기준이 된다고 가로막는가. 



이번 일은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음악을 듣고 문화를 향유하며 자라날 수 있도록 권장은 못할 망정, 꽉꽉 틀어 막힌 사각 틀에 우겨 넣는 고리적 어른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K-Pop이 대세라는데, 그런 소식의 뉴스엔 귀 기울이는 어른들이, 공연 심의 판정에 대해선 에헴 하고 뒷짐 지으며 훈계의 말만 내놓는 이 시대의 착오에 진정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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