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쓰기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Left Eye 사망 10주기 'TLC의 문제적 멤버, 비운의 랩 커리어'
2012년 5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올해로 TLC의 레프트 아이(Lisa "Left Eye" Lopes)가 사망한지 정확히 10주기가 된다. 요즘 소년소녀들에겐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지만, TLC라는 이름과 레프트 아이의 사망 소식은 10년이라는 세월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90년대 흑인음악계뿐만 아니라 팝계를 대표하는 여성 3인조 그룹 TLC는 발표하자마자 4백만에 달하는 판매량을 기록한 데뷔 앨범 [Ooooooohhh... On the TLC Tip]과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다. 특히, 두 번째 앨범 [CrazySexyCool]이 그룹의 커리어는 물론, 팝 역사에도 길이 남을 정도로 엄청난 호평과 판매량을 기록하면서 세 소녀는 알앤비/힙합 계의 슈퍼스타로 등극했다. 또한, 허스키한 음색의 리드 보컬(T-Boz), 개성 강한 래퍼(Left Eye), 파워풀한 보컬(Chilli) 등 역할분담이 확실한 TLC의 멤버 구성과 조화는 후대 많은 여성 그룹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었고,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거침없는 가사와 패션을 통해 표현하고, 도발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으며 당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레프트 아이는 이 중 가장 튀고, 문제적 멤버였다. 남자친구의 집에 불을 지른 사건과 갑작스레 잠적하여 멤버를 곤란하게 했던 사건들은 예쁘장한 외모와 정반대되는 그녀의 괴팍한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만큼 레프트 아이와 멤버 간의 갈등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솔로 뮤지션으로서 행보를 걷고자 한 건 그룹이 세 번째 앨범을 발표한 이후였다. TLC의 3집은 비록, 환상의 파트너였던 프로듀서 달라스 오스틴(Dallas Austin)과 불화 속에 나왔지만, 역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음악과 랩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레프트 아이는 곧 솔로 앨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레프트 아이의 솔로 커리어는 처음부터 삐걱거렸다. 그녀가 프로듀서로서도 참여한 첫 솔로 앨범 [Supernova]가 레이블의 반대로 미국에서는 발매되지 못한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비공식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발매되고, 레프트 아이가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판매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그녀는 그동안 몸담았던 아리스타(Arista) 레코즈가 아닌 데스 로우(Death Row) 레코즈와 단독으로 계약을 맺고 다시 새 앨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많은 이의 기대 속에 준비했던 솔로 2집 [N.I.N.A]는 그녀의 사망과 함께 또다시 발매가 무산됐다. 결국, 그녀의 공식적인 유작은 TLC의 정규 4집 [3D]가 된 셈이다.
비록, 레프트 아이의 정규 앨범이 두 번 모두 정식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룹 활동과 몇 번의 피처링 활동 등을 통해 그녀는 캐릭터만큼이나 톡톡 튀는 존재감을 나타내는 래퍼임을 증명해 보였었다. 더불어 TLC가 유니크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TLC의 계보를 이어 받은 무수히 많은 걸그룹 후예들 중, 레프트 아이와 비슷한 포지션인 멤버의 스타성이 팀의 색깔 구축과 성패 여부를 좌우하는 것만 봐도 새삼 그녀가 미친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레프트 아이는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인 4월 25일, 다큐멘터리 촬영 중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약 10년의 세월 동안 미국 팝 문화사에 걸리버 같은 발자국을 남긴 TLC의 역사는 그렇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함께 끝이 났다. 흑인음악의 황금기였던 90년대, 누구보다도 뜨거운 전성기를 지냈던, 재기발랄하고 섹시한 소녀들. 그녀들의 눈부셨던 시절을 추억해보는 건 "Creep"의 전주를 단번에 떠올려내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어쩌면 티-보즈(T-Boz)와 칠리(Chilli)보다도 더욱 그녀들의 미완결 스토리를 안타까워한 음악팬으로서 이 먼 땅에서 글로나마 레프트 아이를 추억해본다.
R.I.P
Lisa "Left Eye" Lopes
1971.5.27 ~ 2002.4.25
*최근 래퍼로서 레프트 아이의 결과물을 기다렸던 이들에게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줄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10주기에 맞추어 웨스트코스트 힙합그룹 데이톤 패밀리(Dayton Family)가 레프트 아이가 생전 피처링했던 미발표 벌스가 담긴 트랙을 공개한 것이다. 아래는 바로 그 곡 “Fantasies”.
-
Obama & Jay-Z의 동성결혼 지지가 힙합에 미칠 영향?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3339 -
What The Sagging Pants?!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5120 -
이 죽일놈의 힙부심
2012년 5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ㅇㅇ부심'은 앞에 붙는 분야나 개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진다는 표현으로, 음악계에서도 이른바 장르부심들이 활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힙부심과 락부심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유독 많은 마니아층을 보...Date2012.09.23 Views2798 -
한국 알앤비/힙합 뮤지션들의 마음 속에 자리한 단 한 명의 스승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3262 -
기괴한 상상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2574 -
영화판과 음악판 모두를 접수한 이 남자, Will Smith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3989 -
그놈의 한.
2012년 5월에 쓴 글 간혹 우리나라 대중문화계에선, '진정성'이라는 말로 탈바꿈된 희한한 정서에 집착하는 현상들을 목격하게 된다. 가령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에선 좀 시원스럽게 질러줘야 심금을 울리는 진정성 있는 노래를 들은 것 같다거나, 반대로 ...Date2012.09.23 Views2100 -
‘타블로 학력논란 사건’을 통해 출몰한 대중 안의 괴물
2012년 4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국의 대표 힙합 뮤지션 ‘타블로의 학력위조 논란사건’이 다시금 많은 이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의 유명 IT 매거진 ‘와이어드(WIRED)’가 최신호에서 타블로와 이른바 타...Date2012.09.23 Views2221 -
Left Eye 사망 10주기 'TLC의 문제적 멤버, 비운의 랩 커리어'
2012년 5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올해로 TLC의 레프트 아이(Lisa "Left Eye" Lopes)가 사망한지 정확히 10주기가 된다. 요즘 소년소녀들에겐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지만, TLC라는 이름과 레프트 아이의 사망 소식은 10년이라는 세월이 믿기...Date2012.09.23 Views6087 -
[불후의 명곡2]에서 장르 뮤지션으로 살아남기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3154 -
About Frank Ocean: 새로운 흐름을 이끌 뉴 알앤비 스타
2012년 4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트렌디하고 시크한, 뉴 알앤비 스타 Frank Ocean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은 지난 4월 13일, 미국 '코첼라 페스티벌(Coachella Valley Music and Arts Festival) 2012'에서 단독 무대를 가졌다. 쟁쟁한 아티스...Date2012.09.23 Views5096 -
힙합 패션왕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16366 -
보컬리스트 초한지 속, 디스트릭트9
2012년 4월에 쓴 글 노래를 잘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국내 대중음악사에서 보컬리스트란, 언제나 절대적 위치를 차지해왔다. 다른 어떠한 재능보다도 노래를 잘 하는 이들에게, 매 시대마다 열광해온 국내 대중들이 유독 절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우리나...Date2012.09.23 Views2568 -
K팝 스타 – 이하이 vs 캐시 영
2012년 1월에 쓴 글 3대 기획사(SM, YG, JYP)가 직접 심사에 참여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SBS K팝스타”에서 강력한 소울 스타가 등장해 큰 이슈다. 바로 지난 15일 방송분에서, JYP와 YG의 영입제의를 동시에 받은 ‘이하이’가 그 주인공...Date2012.09.23 Views4829 -
스무 살이 된 전설의 아이들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20주년 기념 글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3451 -
디스, 디스, 디스
비밀글입니다.Date2012.09.23 Views2619 -
Nicki Minaj의 인생 극장. 팝의 여신이냐, 힙합의 여제냐
2012년 4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니키 미나즈(Nicki Minaj)는 힙합 씬의 공주님을 넘어 팝계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그녀의 정규 2집 [Pink Friday: Roman Reloaded]는 싱글 “Starships”가 벌써 플래티넘을 달성하고 빌보...Date2012.09.23 Views5952 -
Lady GaGa 못 보게 하려는 핍박
2012년 4월에 쓴 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오는 4월 27일에 있을 내한공연이,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만 18세 이상 관람가'로 등급 조정을 받았다. 이유는 '선정성 등으로 연소자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레이디 가가 월드투어의 등급은 공연한 ...Date2012.09.23 Views1934 -
잔존하는 인종차별, 한 17세 소년의 비극적 죽음
2012년 3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지난 2월 26일, 미국 플로리다의 한 슈퍼마켓에서 일어났던 총격 사건 때문에 미국 사회와 흑인 커뮤니티가 들썩이고 있다. 17살 소년 트레이본 마틴(Trayvon Martin)이 28살의 방범대원 조지 짐머만(George Zim...Date2012.09.23 Views3214 -
힙합은 SNS를 타고 feat. 트위터역량지수
2012년 2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최근 새누리당(한나라당)에서 재미있는 뉴스를 발표한 바 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기준에 이슈도와 인기도를 반증하는 이른바 '트위터 역량지수'를 반영한다는 것. 이는 해당 지역구 의원의 '경쟁력 지수'...Date2012.09.23 Views2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