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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팝=팔리는 힙합?
2012년 6월에 쓴 글
힙합계의 새로운 소식에 늘 목말라 있는 매니아들이라면, 포탈 사이트에 힙합을 검색해 보곤 할 것이다. 며칠 새에 걸그룹 원더걸스의 새 EP 앨범 타이틀곡이 힙합이란 보도자료가 깔리면서 힙합 키워드에 원더걸스 뉴스가 쫙 떠있는 상태다. 원더걸스는 티져 사진과 영상을 공개할 때부터 이번 타이틀곡이 힙합 장르란 사실을 중점적으로 홍보했다. 타이틀곡 "Like This"는 [Wonder Party]란 앨범 타이틀답게 신나는 파티용 힙팝(Hip-pop) 트랙이고, 댄스 플로어를 군중으로 가득한 광장으로 옮겨 놓은 듯한 뮤직비디오도 컨셉팅에 나름 주요하다. 또한, 역시 힙팝 트랙들로 채워진 빅뱅의 신보가 원더걸스 신보와 같은 날에 발매되어, 현재 음원 차트는 두 그룹이 1, 2위를 다투고 있다.
어느샌가 국내 가요계에서 인기를 끄는 댄스 넘버들 중 상당수가 힙합의 요소를 차용한 힙팝 트랙이 차지하고 있다. 노골적인 댄스나 발라드곡에 억지로 구겨 넣은 랩을 하던 아이돌 그룹들은, 어느덧 그럴듯한 힙팝이나 트렌디 알앤비 트랙이 수록된 앨범을 내놓는다. 기획사들의 체계화된 아이돌 육성 시스템하에 간혹 퀄리티 높은 트랙이 나오기도 하며, 더는 대중들에게 '힙합 아이돌'이란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이를 두고 국내 가요계에서 흑인음악의 상업성이 증명되었다고 보긴 어려우나, 한국 상업 음악씬에서 랩퍼가 들어가는 고정시장의 크기가 어느 정도는 생성되었다곤 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힙합이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대중화된 코드라는 반증이다. 본격 힙합을 상업화시킨 수준은 아니지만, 상업음악에 힙합을 차용했을 때에, 이제는 충분히 돈이 된다는 얘기다. 힙합은 아니더라도, 힙팝은 충분히 대중화된 영역이라는 것.
그런데 가요계에도 힙팝 혹은 트렌디 알앤비 장르의 대중성이 검증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힙팝, 트렌디 알앤비 트랙들이 차트에서 강세를 보인 건 10년도 더 된 풍경이고, 여기에 효과적인 프로모션이 가세했던 경우는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었다. 대중가요에 흑인음악의 요소를 차용한 수많은 사례가 좋은 평가를 얻기도 하였고 대세의 흐름을 만들기도 했는데, 여전히 가요스러운 코드가 배제된 힙합과 알앤비는 국내에서 주류시장을 점하지 못한다.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이 언더 음악계의 주력 씬으로써 역할 한다지만, 그 수요와 공급 모두 점차 작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메이저 씬에서 배출되는 힙팝, 트렌디 알앤비 트랙들은 점점 괜찮은 퀄리티를 뽑아내고 상업적인 트랙으로써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상업음악의 바운더리 안에서의 음악 퀄리티적 진보이지만, 국내 일반 대중들에게 흑인음악의 느낌을 익숙게 하는 역할을 어느 정도는 했다고 본다. 물론, 국내 대중들에게 통할만 한 스타일로 변형된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선 아쉽다. 여전히 그런 아쉬움은 남아있음에도, 국내 음악계에서의 흑인음악을 얘기할 때에, 어느덧 메이저씬의 힙팝, 트렌디 알앤비를 빼놓고는 큰 흐름이라고 할 만한 걸 거론하기가 어려워진 게 사실이다. 점점 축소되어 가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씬과는 달리 메이저씬의 대중성에 최적화된 트렌디한 흑인음악 시장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건, 한 편으론 씁쓸하지만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아직도 힙합과 알앤비가 국내에서 비주류 장르라고 여겨지는데, 흑인음악을 트렌디하게 해석한 시장은 성행하고 있음에 대한 일종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서 말이다. 가요성향에 맞게 트렌디화 시켜야 한다는 점은 분명 장르의 한계점이다. 그러지 않고는 아직 큰 대중적 성공은 거둘 수 없다는 건, 일정의 흥행이 보장된 가수들의 케이스에서도 증명되었다. 조금이라도 장르성의 밀도가 깊어졌을 때에 상대적으로 호불호가 갈리거나 어중간한 흥행 결과를 내곤 하는 케이스들은, 넘을 수 없는 분명한 벽을 실감케 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보여준다. 가능성이라는 것도 메이저 시장에 한한 것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대중성이라는 카테고리에 얽매여 힙합씬마저 힙팝이 대세인 씬으로 살 길을 모색하는 것이라면 진짜 힙합씬의 미래는 보장할 수 없어진다.
분명한 것은, 힙팝이 대중적 입맛에 최적화된 힙합일지라도 어쨌건 간에 시장에서의 성공을 맛보고 있다는 것이다. 잘 만든 힙팝과 트렌디 알앤비는 상업음악의 태생적 한계에도, 때로는 아주 기억할 만한 음악적 성취로써 평가받기도 한다. 아주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하더라도 말이다. 장르의 정통성이 반영되는 부분이라 할 만하다. 이 땅에서의 흑인음악이 씬의 몰락과는 별도로 일정 파이를 가져간다는 사실을 가져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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