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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힙합이 한국 힙합의 전부일까
2012년 8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이른바 '한국형 oo'에 대한 오류들은 꽤나 쉽게 발견된다. 어떠한 범세계적으로 퍼져있는 문화가 국내 정서에 맞게 변형되어 소비되고 유행되는 것이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유한 가치와 스타일에 대한 훼손은 분명 쉽게 지나쳐도 될 부분이 아니다. 여러 음악 장르 중의 하나인 힙합이 좀 한국형으로 변형되어 알려지는 게 뭐가 어떠냐고 넘기기엔, 힙합이 가진 멋진 부분들에 대한 오해로까지 이어지기에 안타까운 것이다.
국내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힙합이란 장르는 흔히 '놀기 좋은 음악' 정도로 인식된 경우가 많다. 분명 흥을 돋우기에 적절한 요소가 있는 장르이기에 전적으로 틀린 이미지라고 할 순 없다. 또한, 국내 대중들은 잘 놀 수 있는 어떠한 문화 코드든 선호하기에, 힙합에 대한 그러한 인식이 좋지 않다고 만도 할 수 없다. 이러한 국내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여 밝고 신나는 멜로디 라인이 훅을 이루고 경박한 리듬이 특징인 이른바 한국형 힙합이라고 하는 신종 스타일의 음악들이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고 말이다. 대학 축제 등 각종 행사에서도 환영받고 한철 인기를 끌 수 있는 가벼운 음악 콘텐츠로써 이처럼 힙합의 요소가 자주 차용되게 된 것이다.
혹은, 감성에 호소하는 발라드류를 좋아하는 보편적인 대중 특성을 염두에 둔 감성 힙합 같은 경우이거나. 감성적인 코드의 힙합 음악이야 얼마든지 괜찮은 퀄리티로만 만들어진다면 대중에게도 통할 수 있고 좋은 케이스겠지만, 이런 류의 곡들에서 파생된 랩 발라드라든지 듣도 보도 못한 변종 계열들이 힙합의 공식 서브 장르인 양 당당히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틀리고 맞고의 문제이다.
정말 국내에서 힙합은 신나거나 감성적인 것 외엔 통하지 않는 것일까? 흔히들 대중성과의 타협에 관해 얘기할 때, 약자의 입장에 빙의 된다. 사실 국내에서야 기본 정서나 뿌리 깊게 박힌 오해들 탓에 하위장르이지 세계적으로 힙합은 음악 트렌드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요 장르 중의 하나이다. 분명히 그 자체로 매력과 가치가 증명되어온 장르인데, 대중성 앞에서 약자의 입장만 내세우는 게 마냥 좋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애들 취향에 맞는 유치한 힙합 말고 정통 힙합으로 승부를 겨루라는 꼰대 같은 소리, 힙부심이라고? 힙부심은 진짜 현지에서 현재 대세인 아티스트들처럼 트렌디한 문화로서의 힙합을 음악으로 증명해 보이는 사례가 국내에서 제대로 한 번이라도 나왔을 때야 유효한 얘기일 것이다.
분명한 건, 적어도 한국형 힙합의 대중적인 성공으로 힙부심을 느낄 일은 없을 거라는 거다. 힙합이 그런 약자의 입장에서의 불평등한 대중적 타협을 한 모양새를 여기저기서 봐야 하는 것도 불편한데, 한국형 힙합이라는 스타일에 고정관념만 심어줄 뿐인 멋지지도 않고 웰메이드도 아닌 늘 그게 그거인 콘셉트만 있는 뮤지션들의 시끄러운 등장은 더더욱 한국형 힙합이 한국에서의 힙합의 전부인 것처럼 보이게 한다.
한국형 힙합이 자연 쇠퇴하여 수요와 공급이 줄어들 수 있는건, 세계적인 힙합 트렌드와도 충실히 상통하며 퀄리티와 파급력까지 갖춘 힙합 앨범이 국내에서 단 한 장이라도 나올 때, 그때 뿐이지 않을까 싶다. 나름 언더그라운드에서 조차 경력과 실력이 중견급 이상 된다는 이들의 음반을 들어도, 진짜 힙합 트렌드와 맵시를 느끼는 때보다는 '한국형', '대중 입맛' 같은 키워드를 느끼는 횟수가 잦은 게 아직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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