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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malist

2012.09.23 09:46

트렌드, 대중성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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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에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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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디 R&B는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잡았고, 인기 걸그룹이 힙합을 들고 돌아왔다며 홍보한 타이틀곡은 차트와 유튜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물론 그 걸그룹의 곡은 신나는 파티용 힙팝(Hip-pop) 트랙이고, 댄스 플로어를 군중으로 가득한 광장으로 옮겨 놓은 듯한 뮤직비디오와의 시너지 효과 또한 컨셉팅에 주요했다. 이렇듯 어느샌가 국내 가요계에서 인기를 끄는 댄스 넘버들 중 상당수는 힙합의 요소를 차용한 힙팝 트랙이 차지하고 있다. 노골적인 댄스나 발라드곡에 억지로 구겨 넣은 랩을 하던 아이돌 그룹들은, 어느덧 그럴듯한 힙팝이나 트렌디 알앤비 트랙이 수록된 앨범을 내놓는다. 기획사들의 체계화된 아이돌 육성 시스템하에 간혹 퀄리티 높은 트랙이 나오기도 하며, 더는 대중들에게 '힙합 아이돌'이란 말도 낯설지 않다. 



점점 메이저 씬에서 배출되는 힙팝, 트렌디 R&B 트랙들은 점점 괜찮은 퀄리티를 뽑아내고 상업적인 트랙으로써의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상업음악의 바운더리 안에서의 음악 퀄리티적 진보이지만, 국내 일반 대중들에게 흑인음악의 느낌을 익숙게 하는 역할을 어느 정도는 했다고 본다. 이것이 국내 가요계에서 힙합과 R&B의 상업성이 증명된 것이라고 보긴 어려우나, 한국 상업 음악씬에서 어느 정도 고정시장의 크기는 생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쉽게 생각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힙합, 알앤비가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대중화된 코드라는 것이다. 본격 힙합을 상업화시킨 수준은 아니지만, 상업음악에 힙합을 차용했을 때에, 이제는 충분히 돈이 된다는 얘기다. 힙합은 아니더라도, 힙팝은 충분히 대중화된 영역이라는 것. 



대중가요에 힙합과 R&B 요소를 차용한 수많은 사례가 좋은 평가를 얻기도 하였고 여기에 효과적인 프로모션이 가세했던 경우는 국민적인 인기를 누리기도 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가요스러운 코드가 배제된 힙합과 R&B는 가요계에서 주류시장을 점하지 못한다. 또한 한국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은 언더 음악계의 주력 씬으로써 역할 한다지만, 그 수요와 공급 모두 점차 작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축소되어 가는 언더그라운드 힙합씬과는 달리 메이저씬의 대중성에 최적화된 트렌디한 흑인음악 시장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는 건, 한 편으론 씁쓸하지만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트렌디하다는 것



상업 음악은 대중들이 좋아할만한 기호들을 발빠르게 취할 수밖에 없다. 대중성은 수많은 대중의 기호들 사이의, 무난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다. 그렇게 보편적인 트렌드가 생겨나면, 기호를 충족시켜줄 코드들은 아주 무난한 감성으로 재해석되고 툭 튀어나온 독특한 개성들은 여기저기 잘려나간다. 힙팝도 힙합의 일부 특징을 기호화시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하게 상품화한 것이다. 상업 음악에서 힙합을 차용한 것에선 이렇다. 



그리고 여기에 반대되는 지점이 있다. 애초에 감각 자체가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기호에 최적화된 케이스들이 있다. 대중의 기호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잘 하는 것이 대중적인 코드와 일치하는 뮤지션은 상업적이라거나 대중성을 쫓는다는 의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일까. 트렌드에 대한 촉이 남들보다 본능적으로 발달한 뮤지션들은 타고났다는 말이 어울리겠지만, 오해받기도 한다. 이를테면 언더그라운드 장르씬에서 대중성에 대한 추구는 지양해야할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여기서 뮤지션의 성향 자체가 트렌디하다는 것에 대한 가정은 삭제된다. 때론 이게 모순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폭 넓은 리스너층이 좋아할만한 콘텐츠를 만들 감각이 있다는 건 어떻게 배워서 가질 수 없는 재능이다. 그런 감각에 의해 만들어내는 웰메이드 콘텐츠들은 대중성 논란에서 제외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분명 기준없고 맹목적인 대중성 쫓기는 언더그라운드씬이 존재하는 이유와 상충한다. 하지만 트렌드는 수많은 대중들의 기호와 취향에 대한 해석이다. 오역이 난무하는 판은 짜증나겠지만, 해석을 멋드러지게 해낼 줄 아는 아티스트는 언제나 필요하다. 적어도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것을 잘 쫓아하는 것과, 어떻게 해도 사람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것을 하는 것은 구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트렌디함에 대한 오해는 거기서 출발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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