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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나티가 무엇이길래
2012년 8월 리드머(rhythmer.net)에 게재된 글
마야인들은 이 세상을 2012년까지 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모든 종류의 불길한 예언과 소문들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모르기에, 끝을 모르고 뻗어 나가 새로운 이야기로 또 번져나가기 때문에 음모론이라 부른다. 그 중 일루미나티에 대한 사람들의 의혹과 호기심은 대중매체에서 점점 자주 발견되고 있는 상징들 탓에 크기를 부풀려나가고 있다.
일루미나티는, 세계정부 수립을 위한 비밀결사 조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권력 뒤에 숨은 그림자 세력으로 흔히 알려졌다. 악마신을 믿는 오컬트적 집단에서 출발했다는 설도 있다. 오늘날에 와선 정부와 기업들의 정세를 하나부터 열까지 조종하며 세계를 지배하려는 집단으로 알려졌다. 특히나 대중매체를 통해 여러 가지 상징을 의도적으로 드러내는 집단이라는 점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음모론이 아닐까 싶다. 음모론은 믿으나 믿지 않으나 기존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 중에 하나일 뿐이다. 비정상적으로 더운 우리의 시간은 지루하게만 흐른다. 허무맹랑해 보이지만 나름대로 쏠쏠한 재미가 있는 이런 이야기를 보며 계절을 견디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일루미나티의 특징은 그 존재를 어필하려 한다는 점이다. 여러 대중 스타들을 통한 상징을 지속적으로 노출함으로써 일종의 세뇌를 시킨다는 것인데, 실제로 이런 무의식을 조종하는 마인드 컨트를에 대한 효과는 광고계에서도 입증되었던 것이기도 하기에 때로는 거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오마리온(Omarion)은 소스 지(Source)와의 인터뷰에서 연예계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어둠의 권력 같은 것의 존재에 관해 얘기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은 일루미나티나 악마 숭배로 대표되는 권력 집단이 전도유망한 연예인들을 이용해 상징을 노출하고, 그들은 스타의 자리에 오르는 모든 힘을 서포트 받는다는 설에 설득력을 더한다.
최근에는 런던 올림픽의 여러 심벌들이 일루미나티의 상징을 따르고 있다는 의혹들이 나오기도 했었는데, 한 번 일루미나티의 심벌들과 비교해보며 살펴보기로 하자.
이번 2012 런던 올림픽의 마스코트는, 하나의 눈만 그려진 얼굴을 하고 있고 머리엔 삼각형의 뿔이 달려있다. 이른바 전시안이라고 하는 하나의 눈, 즉 원 아이(One Eye)와 피라미드 모양은 일루미나티의 대표적인 심벌이다. 원 아이는 이집트 신화의 '호루스의 눈'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여기서 파생된 오컬트 종교에서는 호루스의 눈 이야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호루스, 오시리스와 이시스의 태양은 '두 눈의 지배자 호루스'로 불렸다. 그의 오른눈은 흰색이었고 태양을 상징했다. 그의 왼쪽 눈은 검은색이었고 달을 상징했다. 신화에 의하면, 호루스는 그의 사악한 형제 세스에게 왼쪽 눈을 빼앗겼다. 호루스는 오시리스의 살해를 보복하기 위해 세스와 싸웠다. 세스는 그의 눈을 찢어버렸지만 싸움에서 졌다. 눈은 달과 문자의 신, 토트에 의해 다시 회복된다. 호루스는 자신의 눈을 지하세계에서 부활한 오시리스에게 바쳤다."- 오늘날 한쪽 눈(주로 왼쪽 눈)을 가리는 모션은 일루미나티의 가장 흔한 상징이 되었다.
요즘 들어 대중 스타들을 통해 한쪽 눈을 가리는 모션이 자주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스타로 레이디 가가(Lady Gaga)가 있으며, 그녀는 무수한 상징의 노출 때문에 오히려 일루미나티를 이용한 이슈마케팅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레이디 가가는 데뷔 때부터 끊임없이 일루미나티, 악마 숭배 등의 소문이 나왔었고, 마돈나(Madonna), 비욘세(Beyonce), 케이티 페리(Katy Perry)와 리안나(Rihanna) 등 의혹을 받는 스타들은 너무도 많다. 이렇게 점점 거대 음모로 여겨지던 일루미나티 관련설들이 난무하게 되면서 일부러 상업적으로 활용한다는 느낌이 자연스레 들기 마련이다. 사실이든 아니든, 스타들이 일루미나티의 수혜자든 추종자든 피해자든 간에 이미 흔하디흔한 가십 거리가 되었으며 대중문화 전반에 떠돌고 이용된다는 것만은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오래도록 의혹을 제기 받아온 제이-지(Jay-Z)와 데프잼(Def Jam)의 아티스트들 역시 언젠가부터 노골적인 상징 차용 탓에 역으로 일루미나티의 상징이라는 것의 존재 여부가 신빙성 없게 여겨진 것이 사실이다. 제이-지가 자신의 닉네임 'HOVA'를 나타내는 제스쳐로 자주 취하는 모션이 일루미나티의 피라미드 상징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저격한 사람들이 많았다. 또한, 그의 락커펠라 레코즈(Roc-A-Fella Records)는 아예 프리메이슨의 선두 격으로 알려진 자본가 록펠러(Rockefeller) 가문의 성과 흡사하여 의혹의 씨앗이 되었다.
리안나는 히트 싱글 "S&M"의 뮤직비디오에서 '일루미나티의 공주'라는 문장을 은연중에 노출했으며, "Russian Roulett"은 일루미나티 상징으로 점철된 마케팅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에 나왔던 데프잼과 락커펠라 소속의 대표 아티스트 더-드림(The-Dream)의 싱글 "ROC"의 아트웍은, 피라미드와 'roc'이라는 상징들을 사용하였고, 데프잼의 대형 신예 프랭크 오션(Frank Ocean)은 "Pyramids"라는 싱글까지 발표했었다.
락 네이션(Roc Nation) 일원이자 현재 팝씬의 가장 핫한 스타 드레이크(Drake)도 일루미나티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드레이크가 본인의 소속사 영머니/캐시머니(Young Money/Cash Money)와의 협업 프로젝트 사업으로 이끄는 OVO(october's very own)의 마스코트 OVOXO는 부엉이다. 부엉이는 예로부터 오컬트교, 악마 관련 상징으로 쓰여온 대표적인 동물로써 마찬가지로 일루미나티에서 자주 사용하는 심벌 중 하나이다.
지난 6일 공개된 알리야(Aaliyah)의 사후앨범 수록곡 "Enough Said"의 아트웍을 보면, 역시나 일루미나티 관련 심벌이 눈에 들어온다. 앨범 프로듀싱을 맡고 피쳐링을 한 드레이크의 OVO 마스코트 부엉이는 물론, 알리야의 'A'를 나타내는 로고는 런던 올림픽 마스코트와 같이 전시안과 피라미드를 동시에 연상케 한다.
일루미나티는 이제 흔한 가십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음모론이라는 것 자체가 깊이 파고들어 골몰히 탐구하는 지경까지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러 이러한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하니 한 번쯤 재미삼아 흘겨 듣는 정도가 음모론을 대하는 적절한 자세가 아닐까 싶다. 더군다나 일루미나티 관련 이야기들은 제이-지를 비롯한 힙합, R&B계의 대형 레이블 데프잼이 자주 언급되기도 해서, 일루미나티의 존재를 믿지 않더라도 그쪽 아티스트들의 영상과 아트웍들에서 관련 심벌들을 찾아보는 건 또 하나의 곁다리 재미가 될 수도 있다. 알리야를 숭배하는 지경으로 좋아했다던 드레이크가 참여한 "Enough Said"를 들으며 생각해보았다. 무언가를 좋아해서 미치도록 쫓는 마음과 행위 자체가 일종의 지독한 신앙이며 인간 내면 안에서 작용하는 절대 세력이 아니겠나 싶다. 각자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엔 그 거부할 수 없는 힘이 어떻게든 영향을 미쳐 무엇으로든 드러나지 않겠나. 어렵고 복잡해 보이는 세간의 음모론들보다도 더 강력한 힘을 우리 모두 안에 지니고 있다. 그러니 이런 가십성 이야기에 휘둘리지도 보이지 않는 음침한 힘에 주눅 들지도 말 것. 진짜 중요한 이야기와 힘들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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